[단독]北 남성 귀순 때…경계병 졸고 장관 보고도 늦어

2021-04-16 1

9년 전 노크귀순, 3개월 전 철책을 가볍게 월담한 귀순에 이어, 이번에는 오리발을 끼고 헤엄쳐 온 남성에게 육군 22사단이 또 뚫렸다는 사실이 어제 채널A 보도로 처음 확인됐습니다.

남성이 우리 초소 CCTV에 처음 포착됐을 때 병사들은 자고 있었습니다.

국방부 장관에게 보고도 한참 늦었습니다.

강은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.

[리포트]
20대 북한 남성이 군사분계선에서 남쪽으로 3.6km를 헤엄쳐 CCTV에 처음 포착된 건 어제 새벽 1시 20분이었습니다.

해안가라 족적이 남아 있었습니다

근처에선 잠수부들이 입는 머구리 장비와 오리발도 발견됐습니다.

이후 이 남성은 통일전망대 근처의 철책 하단 배수로를 뚫고 7번 국도를 따라 3시간을 걸어 내려왔습니다.

이 남성의 동선은 중간 중간 군 감시장비에 포착됐지만 군은 알아채지 못했습니다.

관할하는 22사단 병사가 잠들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.

[설 훈 / 더불어민주당 의원]
"기계상으로 찍혀 있었는데 이게 넘어간 것도 모르고. 그땐 아마 감시병들이 잤든지 다른 일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봅니다."

상부 보고도 늦었습니다.

군 당국이 이 남성을 제대로 인지한 게 새벽 4시 20분이었지만, 합참의장과 국방부 장관 보고는 새벽 6시에나 이뤄졌습니다.

남성을 찾느라 100분간 우왕좌왕 한 것으로 보입니다.

[신종우 /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]
"부대의 상황 판단이 미흡했을 뿐만 아니라 보고 눈치 보기를 한 게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."

결국 경비태세 최고 단계인 '진돗개 하나'가 발령된 건 오전 6시 반이었고 그로부터 한 시간이 더 지나고 나서야 추위에 낙엽을 덮고 있던 남성을 붙잡을 수 있었습니다.

만의 하나 이 남성이 무장했다면 아찔한 상황이 연출될 뻔했습니다.

[고성 명파마을 주민(어제)]
"자주 있는 일은 아니죠. 저 검문소 안에 농토들이 많거든요,그러니까 드나들잖아, 일하러."

귀순 의사를 밝힌 이 남성은 어제 오후 1시쯤 병원으로 후송돼 아직도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.

[강은아 기자]
합동참모본부는 조사 결과에 따라 후속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.

하지만, 육로에 이어 해로까지 뚫리면서 심각한 구멍이 드러난 만큼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옵니다.

채널A 뉴스 강은아입니다.

영상취재 김영수
영상편집 차태윤

[반론보도] 동해안 북한 남성 귀순 관련

본 방송은 지난 2월 17일 프로그램에서 남쪽으로 헤엄쳐 귀순한 북한 남성이 CCTV에 처음 포착됐을 때 육군 22사단 병사들은 자고 있었다고 보도하였습니다.
이에 대해 육군 22사단은 “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북한 남성 귀순(추정) 당시 영상 감시병은 졸지 않고 임무를 수행 중이었다”고 알려왔습니다.
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.